다윈과의 만남: 개인적 경험과 진화적 사고의 여정-최재천교수

다윈과의 만남: 개인적 경험과 진화적 사고의 여정
오늘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어떤 분들은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것이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다윈을 어떻게 만나고, 그를 통해 무엇을 배우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해보고 싶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갑자기 많은 분들이 나를 찾기 시작했다. 감염내과 의사들이 아닌 내가 왜 주목받는지 궁금했다. 나의 이야기가 진화적 사고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에 설득력을 갖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사회는 다윈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진화적 설명에 익숙해지고 있는 것 같다. 다양한 과학 서적들이 번역되고, 그 중에서도 자연에 관한 책들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책들은 대개 진화론에 기반한 설명을 담고 있다. 독자들이 이러한 진화적 시각에 익숙해짐에 따라, 나는 그 설명을 논리적으로 풀어내면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나는 바이러스 전문가는 아니다. 하지만 석사 학위를 기생충학에서 받았고, 그 덕분에 현재의 상황을 진화적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사람들의 행동과 반응을 관찰하면서,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다윈의 렌즈를 통해 문제를 바라보면 보이지 않는 흐름들이 보인다. 혹시 아직 다윈을 접해보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내 이야기를 통해 그 접근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한때 나는 문학 청년이었다. 글을 쓰고 싶어 했지만, 신춘문예에 도전할 용기가 없었다. 고등학교 시절, 어머니가 사주신 노벨상 문학 전집 중 솔제니친의 작품을 읽으며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의 수필 중 하나인 '모닥불과 개미'에서는 개미들이 불 속으로 다시 뛰어드는 이야기다. 이 수필은 나에게 큰 질문을 던졌다. 왜 개미들은 자신의 목숨을 걸고 다른 개미를 구하려고 하는가? 당시에는 그저 신기하게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질문이 나의 사고에 큰 영향을 미쳤다.
대학 시절, 나는 원하던 학과에 진학하지 못해 불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유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생겼고, 그로 인해 내 인생이 반전되었다. 학점 관리에 신경 쓰지 않던 내가, 졸업을 앞두고 학점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게 된 것은 큰 변화였다. 동숭동 문리대에서 관악산으로 이사 가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여러 가지 도전을 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나의 진화적 사고가 더욱 깊어졌다.
다윈의 이론은 단순히 생물학적 진화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인간 사회와 행동을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여러 사회적 현상, 예를 들어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사람들의 반응과 행동을 분석하는 데 진화적 사고가 필수적이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생존을 위해 행동하지만, 그 과정에서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선택은 진화적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다윈의 이론을 통해 우리는 인간 행동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다윈의 사고가 어떻게 나의 삶에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이러한 사고가 어떻게 사회적 현상에 적용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 앞으로도 다윈의 이론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이해를 돕고 싶다. 진화적 사고는 우리 삶의 여러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