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교수-이렇게 진화생물학자가 되었다.

인생의 전환점: 하버드에서 미시간으로, 그리고 새로운 연구의 시작-최재천교수

인간은 동물인가? 2025. 1. 26. 20:07

인생의 전환점: 하버드에서 미시간으로, 그리고 새로운 연구의 시작

해멀튼 교수님과의 만남 이후, 나는 하버드 대학에서 윌슨 교수님의 제자로 공부하게 되었다. 하지만 작은 대학에서 가르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고, 나는 스몰 리버럴 아츠 칼리지에 지원서를 넣었다. 그러나 여러 번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지 못하고, 의기소침한 시기를 겪었다. 그러던 중, 뜻밖에도 미시간 대학에서 교수로 부임하게 되었다.

미시간 대학은 사회생물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대학교로, 내가 존경하는 교수님이 여전히 계셨다. 그 교수님이 나를 소개하며 "사다리를 제대로 밟고 올라온 친구"라고 하셨을 때, 나는 그동안의 노력과 고생이 인정받았다는 생각에 큰 감동을 받았다. 이제 나는 미시간 대학에서 연구와 교육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94년도에 한국으로 돌아가서 안식년을 맞을 때, 해멀튼 교수님에게 찾아가고 싶었다. 그러나 2000년 3월, 해멀튼 교수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큰 충격을 받았다. 나는 그와의 연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기에, 그 소식은 나에게 엄청난 상실감을 안겼다. 그의 연구가 기생충학에 혁신을 가져왔고, 그가 다윈의 이론을 확장하는 데 기여한 것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하버드에서 윌슨 교수님과 함께 연구하며, 나는 그동안 쌓아온 지식을 기반으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었다. 나는 개미에 대한 연구로 잘 알려져 있었지만, 사실 민벌레라는 곤충의 사회성 진화를 탐구하고 싶었다. 흰개미는 복잡한 사회 구조를 가졌지만, 그 과정을 연구할 수 있는 이론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민벌레를 통해 사회성 진화의 과정을 이해하고 싶었다.

내가 흰개미에 대한 연구를 제안하자, 교수님은 처음에는 의아해하셨다. 하지만 나는 흰개미가 어떻게 사회성을 발달시켰는지를 탐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 연구는 단순히 흰개미의 사회성을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진화의 과정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믿었다.

이 과정에서 나는 연구의 중요성과 나의 목표를 다시금 확고히 하게 되었다. 하버드에서의 경험과 해멀튼 교수님으로부터 받은 영감은, 나의 연구에 대한 열정을 더욱 불러일으켰다. 나는 이제 민벌레 연구를 통해 사회성 진화의 비밀을 파헤치고, 그 과정에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학문적 기여를 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나의 여정은 단순히 연구의 차원을 넘어, 진화적 사고가 어떻게 우리의 삶과 사회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여겨진다. 앞으로도 나는 이 길을 계속 걸어가며, 진화적 사고를 통해 더 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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