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리나 허츠의 고립의 시대는 현대 사회에서 소통의 중요성과 그 소통 능력이 어떻게 퇴화되고 있는지를 심도 있게 다룬다.


노리나 허츠의 고립의 시대는 현대 사회에서 소통의 중요성과 그 소통 능력이 어떻게 퇴화되고 있는지를 심도 있게 다룬다. 인간 대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지만, 현대인들은 시간이 부족하여 직접적인 소통보다는 책이나 휴대폰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사람의 얼굴이나 몸짓을 보고 느끼는 능력이 점점 사라지고, 결국 커뮤니케이션 능력의 퇴화로 이어진다. 허츠는 이러한 상황에서 소통 능력을 보충하기 위해 수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사람들은 말을 하지 않고 살 수는 없다. 결국, 이런 상황은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 필요한 깊이 있는 대화가 부족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프레젠테이션 같은 보여주기식 대화는 많이 하지만, 이는 깊이 있는 소통이 아니다. 이런 얕은 대화는 인간의 대화 능력을 더욱 퇴화시킨다. 소셜미디어에서 '좋아요'와 '팔로우'를 누르는 행동은 타인의 인정과 가치를 갈구하는 것이며, 이는 불안감을 조장하는 장사꾼처럼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사회적 인정에 대한 갈망은 허츠가 지적하는 고립감과 외로움의 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현대 사회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감시 자본주의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코로나19 이전보다 나아진 나라가 없다는 점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이 더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은 어쩔 수 없이 플랫폼 경제에 밀려들 수밖에 없고, 이는 생계의 문제로 이어진다. 팬데믹 이후 배달 앱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자영업자들은 별점 평가의 압박을 느끼게 되고, 이는 생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 기본적으로 플랫폼 비즈니스는 대면 소통을 배제하기 때문에, 서로를 온라인상의 평가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허츠는 AI와 빅데이터를 동원한 감시 체제가 노동자들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승진이나 해고 같은 중요한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한다. 아마존의 사례처럼, 직원들의 모든 움직임을 모니터링하는 팔목 밴드를 개발하는 등의 상황은 이러한 감시 사회를 더욱 부각시킨다. 심지어 2010년대 후반에는 일부 기업에서 직원의 손에 마이크로칩을 삽입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변화는 미래 사회에서 더욱 일반화될 가능성이 크다.
감시 자본주의 아래에서 노동자들은 서로 간의 평가도 중요해지며, 이는 고용 조건의 요소로 작용한다. 각 노동자는 서로를 감시하며, 그 로그 정보가 수집되어 디지털 채찍으로 작용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이러한 경쟁적이고 비인간적인 환경에서, 전 세계적으로 수천만 명이 플랫폼 경제에 종사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은 매우 우려스럽다. 저자는 자동화의 물결이 노동자를 소외시키고 고립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하며,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가 사라지는 경향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결국, 이러한 모든 현상은 개인의 다양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불투명한 평가 체계에 의해 좌우된다. 이는 사람들이 느끼는 고립감과 외로움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자동화의 진행 속도가 빠를수록, 이에 따른 사회적 불안감과 극단적인 정치 성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저자는 이러한 흐름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사회 구조가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책의 내용은 상당히 깊이 있고 어려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허츠는 감정 노동과 대가를 받고 친구 역할을 해주는 서비스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이러한 서비스는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한 대체제이지만, 이는 또한 사회적 불황에서 나타나는 경제적 현상으로 해석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독일에서는 인구의 3분의 2가 외로움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네덜란드와 스웨덴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나타난다. 영국에서는 심지어 외로움부 장관이라는 직책이 신설되었고, 8명 중 1명이 의지할 수 있는 가까운 친구가 없다고 응답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러한 통계는 외로움이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임을 시사한다.
결국, 허츠의 고립의 시대는 우리가 소통의 방식과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중요한 책이다. 초연결 시대에 살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고립된 존재로 남아 있을 수 있으며, 이러한 고립과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과 사회적 연대가 필요하다.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외로움을 극복하는 핵심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현대 사회의 중요한 문제를 짚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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