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의시대

신자유주의는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더욱 가혹해졌고, 이는 자본주의의 독한 형태로 나타난다.

인간은 동물인가? 2025. 2. 14. 22:09

노리나 허츠의 고립의 시대는 현대 사회에서 외로움과 고립의 문제를 깊이 있게 탐구하며, 특히 신자유주의의 확대가 이 문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이런 외로움은 경쟁 관계에 있는 그룹 간의 감정으로부터 시작된다. 예를 들어, A 그룹의 누군가는 B 그룹의 누군가를 싫어하지만, 이들은 반드시 모임이나 파티에는 참석한다. 이러한 끼리끼리 모임은 그들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교류의 장이 된다. 서울의 5성급 호텔에서 열리는 세미나나 모임을 검색해보면, 이러한 현상을 더욱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는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더욱 가혹해졌고, 이는 자본주의의 독한 형태로 나타난다. 자유가 최우선이라는 명목 아래, 신자유주의 이념은 지난 몇십 년간 국제 정치와 경제를 지배해 왔고, 이로 인해 외로움의 위기도 심화되었다. 신자유주의는 소득과 부의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사회적 연대감을 약화시켰다. 미국의 경우, CEO의 평균 연봉이 1990년대에는 직장인의 60배였지만, 2018년에는 300배에 육박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영국에서도 최상위 1%의 가계 소득이 지난 40년 동안 3배로 증가하며, 하위 50% 가계보다 5배 많은 재산을 소유하게 되었다. 이러한 승자 독식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패자라고 느끼며, 각자도생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신자유주의 아래에서 사회 안전망이 약화되고, 공동체의 중요성이 축소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문제다. 고소득층도 외로움을 느낄 수 있지만, 저소득층의 외로움은 그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다. 허츠는 신자유주의가 거대 글로벌 기업과 금융에 과도한 권력을 부여하고 있다고 경고하며, 이는 국가와 국민을 살피지 않고 오직 경제적 숫자로만 모든 것을 평가하는 패턴을 만들어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한 경제적 문제를 넘어 인간관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신자유주의는 초경쟁과 이기심을 조장하며,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경쟁자로서의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이는 결국 사람들이 서로를 돕는 것이 아닌, 대결하고 투쟁하는 존재로 인식하게 만든다. 우리는 지나치게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이웃과 함께할 시간이 없고, 그들의 이름조차 모르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허츠는 "내일의 생존을 보장할 수 없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아래에서 내가 나를 위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위해 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웃을 돕는 것이 곧 자신을 돕는 행위라는 점을 강조한다.


의학적으로도 외로움의 영향을 살펴보면, UCLA의 스티브 콜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외로운 사람의 혈액에서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호르몬 수치가 유의미하게 높다고 한다. 이 호르몬은 생명이 위협받을 때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 기능을 끌어내며 면역계를 약화시킨다. 외로운 사람은 자연살해세포의 활동성이 낮아지며, 이는 외부의 감염에 대한 방어 능력을 저하시킨다. 즉, 외로움은 단순한 감정적 문제를 넘어서 신체 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결국, 허츠의 주장은 외로움이 단순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건강과 안전망에 위협이 된다는 점이다. 신자유주의가 만들어낸 경쟁과 고립의 구조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잊고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연대와 상호 이해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이 책은 현대 사회의 고립과 외로움의 문제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음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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