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의시대

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아렌트는 외로움이 전체주의의 기초가 된다고 주장했다.

인간은 동물인가? 2025. 2. 15. 22:09

노리나 허츠의 고립의 시대는 외로움과 정신 질환의 관계를 탐구하며, 외로움이 단순히 개인의 감정이 아니라 사회적, 정치적 맥락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외로움은 생리학적으로도 영향을 미치며, 유전적 또는 환경적 요인에 따라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는 성향을 부추기기도 한다. 외로울 때 우리는 수면 부족에 시달리며, 이는 다시 우울증 증상을 촉발할 수 있다. 반대로 우울증은 인간 관계를 어렵게 만들어 외로움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든다. 허츠는 이러한 관계를 '닭과 달걀'로 비유하며, 외로움이 불안장애의 증상이자 원인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아렌트는 외로움이 전체주의의 기초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인간이 느끼는 고립감이 전체주의적 이데올로기에 개인의 자아를 투여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목적의식과 자긍심을 찾으려 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과거의 영광을 회상하며 자신을 고립시키고, 현실의 사회적 관계에서 소외된 채 이념에 매몰된다. 아렌트는 이 과정이 전체주의 정부의 본질을 형성하며, 이러한 고립감이 전체주의의 집행자와 희생자를 준비한다고 경고한다.

허츠는 아렌트의 주장을 바탕으로, 외로움이 인간의 근본적이고 절망적인 경험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현대 사회에서 날로 심화되는 사회적 고립과 경제적 어려움은 외로움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로움과 경제적 불황은 종종 맞물려 있으며, 경제적 어려움이 사랑과 인간관계를 더욱 악화시킨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연구자들은 일자리가 있는 사람보다 실업자가 더 외롭고, 그들의 가난이 사회적 고립의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입증해왔다.

허츠는 외로움이 포퓰리즘의 원인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포퓰리즘은 경제적 원인뿐만 아니라 문화적, 사회적, 기술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러나 외로운 사람들만이 극우 또는 급진좌파 포퓰리스트에게 표를 주는 것은 아니다. 주변화된 사람들 중 일부는 여전히 주류 정당이 자신의 요구에 응답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으며, 이런 사람들은 투표소에 가지 않기도 한다.


허츠는 외로움이 정치적 풍경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료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극우정당 국민전선에 대한 연구는 사회적 고립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으며, 네덜란드에서도 주변 사람에 대한 신뢰가 줄어들수록 우파 포퓰리스트 정당에 투표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미국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지지자들이 친구나 이웃을 언급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겠다고 응답하는 비율이 높았다는 점은 외로움이 정치적 선택에 미치는 영향력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외로움이 개인의 정신 건강뿐만 아니라 사회적 및 정치적 맥락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외로움은 단순한 개인적 감정이 아니라, 사회적 고립과 불신의 연쇄 반응을 일으키며, 이는 결국 극단적인 정치적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외로움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가 함께 해결해야 할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허츠의 분석은 외로움과 고립이 개인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그것이 사회와 정치에 미치는 심각한 결과를 명확히 드러낸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서로를 돕고 이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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