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의 성선택

공작새는 정말 독특한 생물이다. 그 화려한 꼬리 깃털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하지만, 그 아름다움 뒤에는 생존을 위한 고충이 숨겨져

인간은 동물인가? 2025. 2. 2. 20:34

공작새는 정말 독특한 생물이다. 그 화려한 꼬리 깃털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하지만, 그 아름다움 뒤에는 생존을 위한 고충이 숨겨져 있다. 동물원에서 공작새들이 날 수 없도록 날개 근육을 끊어놓는 이유는 그들의 아름다운 깃털이 상하니까 날아다니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연에서 살아가는 공작새들은 그 화려함 덕분에 포식자들에게 쉽게 노출된다.

인도에서 공작새를 연구하면서 그들이 날아오르기 위해 얼마나 힘겨운 과정을 거치는지를 직접 목격했다. 공작새는 무거운 꼬리 깃털 때문에 이륙이 쉽지 않다. 이륙을 위해서는 도움닫기를 하며 힘껏 뛰어야 하는데, 이 모습은 마치 비행기가 이륙하는 것과 같다. 그들은 벼랑에서 뛰어내리며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이렇게 노출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수컷 공작새는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기 위해 화려한 깃털을 펼치는 데, 이는 번식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이러한 행동은 그들을 포식자에게 더욱 쉽게 노출되게 한다. 다윈은 이러한 현상을 보고 왜 같은 종 내에서 수컷과 암컷이 이렇게 다르게 진화해야 하는지를 고민했다. 실제로 동물계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수컷이 화려하고 두드러진 특성을 지니고, 암컷은 그에 비해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 이는 생물학적으로 번식에서의 선택 압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수컷은 암컷의 관심을 끌기 위해 더욱 화려하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진화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그 과정에서 생존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은 다윈이 고민했던 중요한 주제 중 하나였다.

이와는 반대로, 까치는 암수 구별이 어렵고, 그들의 특성은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연구를 하다 보면 암수 구별이 어려운 까치의 생태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겨울철에 까치 둥지에 올라가서 새끼들에게 이름표를 달아주는 작업은 그들의 생태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과정이다. 이렇게 구분된 새끼들이 자라나면서 그들의 행동과 생리적 특성을 관찰할 수 있다. 생물학적으로 대부분의 경우 수컷은 화려한 색깔과 노래로 암컷의 관심을 끌기 위해 진화해왔지만, 까치처럼 구별이 잘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다윈은 이러한 현상을 통해 진화의 복잡성을 설명하고자 했다. 생존과 번식은 생물의 진화에서 중요한 두 가지 요소이다. 공작새처럼 수컷이 화려한 외모를 갖고 있는 경우, 그들은 생존의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번식에서의 기회를 잡기 위해 진화할 수밖에 없다. 다윈은 이러한 성 선택의 개념을 종의 기원에서 처음 언급했지만, 12년 후에 발표한 '인간의 유래'에서 더욱 심도 깊게 다루었다. 그는 자연선택과 성 선택이 서로 다른 메커니즘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생물들은 자신들의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형질을 선택하는 과정을 거쳐 진화해 나간다고 설명했다.

결국, 다윈이 남긴 유산은 단순히 진화론의 틀을 넘어서, 생명의 다양성과 그 속에 담긴 의미를 탐구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공작새와 까치의 사례를 통해 우리는 진화의 복잡성과 그에 따른 생물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으며, 이러한 이해는 인간 사회와 개인의 삶에도 깊은 영향을 미친다. 공작새의 화려함과 까치의 소박함은 각각의 생물들이 어떻게 자신을 표현하고 생존해 나가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러한 관점에서 진화론은 단순한 과학적 이론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는 중요한 도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