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교수-이렇게 진화생물학자가 되었다.

인생의 전환점: 진화적 사고와 사회적 질문들-최재천교수

인간은 동물인가? 2025. 1. 23. 20:05

인생의 전환점: 진화적 사고와 사회적 질문들

사람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그들의 선택이 왜 우리를 힘들게 만드는지에 대한 질문은 언제나 나를 괴롭혔다. 어떤 사람들은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면서도 오히려 그에 지지하거나 함께하는 이들이 있다. 이런 현상은 정말 궁금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싶었다. 책을 읽는 동안, 이런 의문들이 하나의 실체로 정리되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 그동안 느껴본 적 없는 흥분과 희열이 밀려왔다.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마치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얻게 된 듯한 느낌이었다. 베란다에 서서 안개가 걷히고 집들이 드러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내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는 것들을 느꼈다. 이기적 유전자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함께 과학 서적 중에서 영원한 베스트셀러로 여겨진다. 그 두 책은 나에게 깊은 통찰을 주었고, 내 궁금증을 해결해준 소중한 자원이었다.


그 책에 대한 추천의 글을 부탁받았을 때, 나는 "책 한 권으로 인생관이 바뀌어 본 경험이 있느냐? 내게는 이 책이 그런 책이다"라고 썼다. 이 말은 단순한 추천이 아니라, 내 인생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경험을 담고 있다. 세상이 완전히 달라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 책은 리처드 도킨스가 처음부터 끝까지 쓴 것이 아니다. 윌리엄 해멀튼이라는 위대한 생물학자가 쓴 논문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1964년에 발표된 이 논문은 생물학계에 혁신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수학 공식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쉽게 읽히지 않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논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미국에서도 수학을 잘 못하는 학생들이 생물학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펜스테이트에서 공부하던 중, '브라운 백 런치'라는 학술 모임에서 해멀튼의 논문을 읽고 토론하기로 했다. 나는 열심히 읽었지만, 영어가 서툴러 다른 친구들과의 토론에서 뒤처지는 기분을 느꼈다. 그날, 내가 존경하는 동료들이 논문을 읽지 않고도 자신 있게 의견을 내는 모습을 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들은 읽지 않은 내용을 인용하며 대화에 참여하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너무 답답한 마음이 들어 손을 들고 내 의견을 말했다. "실제로 그 논문에 나온 얘기랑 안 맞는 것 같다"는 내 발언은 예상치 못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교수님은 내가 그 논문을 읽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내 발언이 학생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그 순간, 나는 진화적 사고가 어떻게 나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실감하게 되었다.

이 경험은 나에게 큰 자극이 되었고, 진화론에 대한 이해가 어떻게 우리의 사회적 행동을 해석할 수 있는지를 깨닫게 했다. 세상의 복잡한 현상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진화적 사고가 필수적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앞으로도 나는 이러한 사고를 바탕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더 나은 이해를 도모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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